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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완다와 거상 정서를 덧입은 페르시아의 왕자(2008), 뒤늦은 감상평

할랑할랑 2009. 5. 17.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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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 완다와 거상 정서를 덧씌운 페르시아의 왕자(2008), 뒤늦은 감상평

간혹 보이는 저질 캡쳐는, 최하옵(Low Option) 캡처입니다. 컴퓨터가 저사양이라... ㅠㅠ

최하옵 캡처 보다가, 홍보자료용 캡쳐를 보니 눈물이 나네요 ㅠㅠ

 PS2의 명작 게임 이코(ico)와 완다의 거상(Shadow of the Colossuss)는, PS2가 없어서 정작 한번도 해보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리뷰와 호평 그리고 공략 동영상이나 캡처를 보면서 그 정서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동경했던 게임입니다.

[페르시아의 왕자, 완다와 거상의 스포일러(미리니름, 네타)가 있습니다]

 명칭 문제가 있는데, 페르시아의 왕자(2008)는 새롭게 부제를 떼고 거의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시작한 겁니다. 페르시아 왕자(2008) 발매 전에는, 스토리를 끼워맞춰서, 시간의 모래(The Sands of the Time)의 이전 이야기(프리퀄, Prequel)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지금와서보면 별 연관성이 없는 것 같고요.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 '페르시아의 왕자 4'라고 부르는 건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치만 앞으로 시리즈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참 명칭이 모호하네요. 폴른 킹(The Fallen King)으로 알고계신 분들도 있던데, 타락한 왕(The Fallen King)은 NDS(닌텐도DS, Nintendo DS)판 페르시아 왕자의 제목입니다.

The Fallen King은 NDS판 명칭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새로나온(?)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2008), XBOX360, PS3, PC)은 이코, 완다의 거상 영향을 받은게 아닌가 싶더군요. 일단 이코의 정서를 느끼는 부분은, 공주(엘리카)와 왕자(?)가 함께 다니면서, 난간을 오르거나 벽에서 땅으로 착지할때, 왕자(혹은 도적?)가 공주(에리카)를 계속 잡아주고 끌어안는 등의 그런 연출을 했다는 점에서 느꼈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좀 더 서양식으로 밝고 명량하게 바뀐 편이고, 왕자가 공주를 끌고 이끈다는 느낌 보다는 오히려 공주가 왕자를 구해주고, 서로 아크로바틱 콤보 액션으로 악당을 사냥하는 등 이코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코의 영향을 받은거 아니냐는건 그냥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이코도 거꾸로 보면, 원래는 페르시아 왕자 류의 영향을 받은거니까...

둘이서 콤보 액션 하는게 반복적이더라도, 묘하게 즐겁습니다.

완다와 거상이 생각나는 건, 완다와 거상 결말 부분에서 괴물의 시각으로 잠시 진행되는 장면이 있습니다(자세한건 스포일러라서 설명 못하겠지만, 완다의 거상 플레이하신 분들은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라고들 하시더군요).
 페르시아의 왕자에서도 거의 끝부분에가면, 거대하게 변한 악당의 시점에서 왕자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더군요.

완다와 거상의 괴물 시점은 더더욱 감정 이입에 충실했던 연출인데 비하면, 페르시아의 왕자 과물 시점 변환은 나름대로 색다른 재미를 주기는 했지만, 좀 뜬금없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엘리카를 안고 가는 왕자를 조정하다보니, 정말 일본식 슬픈 판타지(이코, 완다와 거상)의 정서를 어느 정도 표현하려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게다가, 이어지는 의외의 엔딩...

완다와 거상의 이런 정서라든지...

 건틀렛(Gauntlet, 장갑)을 이용한 액션이나, 누더기 옷을 입은 듯한 보스 캐릭터와 싸울 때는, 데빌 메이 크라이 4(Devil May Cry 4, DMC4)가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DMC4에서도 호쾌한 Gauntlet 액션이 등장합니다.

누더기을 기워 만든 괴물 인형같아 인상적이었던, DMC4(데빌 메이 크라이)의 기본 괴물들

페르시아 왕자의 보스 캐릭터. 그냥 복장이 기워입은 누더기 같다는 점에서, 생각이 나더군요. 생긴건 전혀 다름!

 페르시아의 왕자(2008)을 평가할때 많이들 하시는 말씀이 긴장감의 부재, 그리고 단순 반복 등의 부분인데요.

 저는 플레이 이후에 꽤나 만족한 편입니다.

 긴장감의 부재는 사실 최근의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게임들"을 잘 따지고보면, 오히려 페르시아의 왕자(2008)이 더 효율적인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툼레이더 최신판 게임의 경우에는 수시로 체크포인트가 있어서, 떨어져 죽어도 거의 바로 이전에서 다시 시작하거든요.

체크포인트 = 엘리카의 구원

그걸 단지 '엘리카의 손길'로 표현한 것인데, 문제는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절대로 안죽는다'라는 걸 깨닫는 덕분에 플레이 중 긴장감이 완전히 없어졌다는 겁니다. 제 입장에서야 "어차피 떨어지면 퀵로드를 해야하니까, 이건 사용자 편의를 더 봐준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많은 플레이어들이 "긴장감이 너무 없잖아"라고 느끼게 했다면... 장단점이 있다고 봐야겠네요. 다른 분의 리뷰에서는, 엘리카의 구조 횟수를 일정 시간 동안 제한한다든지 한는 것이 어땠을까하고 아이디어를 내셨던데... 하여튼 '게임 오버가 없다'는 점은 긴장감을 떨어뜨리는데 큰 역할을 하긴 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편의성 면에서 괜찮았다고 봅니다만...

게임 오버가 없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어차피 퀵로드 무한 반복을 하는거나, 게임 오버가 없는거나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그치만 주인공이 죽는다 안죽는다의 느낌 때문에 긴장감의 차이가 컸던 것 같네요.

 게다가, 게임 후반부에는 '떨어지면 엘리카가 구해준다'는 점을 이용한 간단한 퍼즐도 나오더군요. 난센스 수준이지만, 자포자기하고 '떨어져볼까?' 했는데 퍼즐이 풀려서 의외였습니다.

 빛의 근원(라이트 씨드, Light Seed)를 모으기 위한 단순 반복 또한 많이 지적받은 부분인데... 같은 던전을 두 세번 정도 반복하는 건 나름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저기로 어떻게 갈 수 있을까 가끔 고민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그보단, 많은 분들이 불만인게 바로 '노란 발판'과 '초록 발판'인데요. 저도 이건 좀 아니다 싶더군요. 초록색 발판은 발판 특성상 시야가 제한되어서 거의 길을 외우고 가야하고, 노란색 발판 역시 하늘을 날긴 한데 시야가 이상해서 언제 어디로 피해야할 지 타이밍이 참 거지같습니다.

초록색 발판은 시점 제한때문에, 길을 암기해야합니다. 짜증나죠.

최악의 발판 두개가 나란히...

노란색 발판을 밟고 날아가면 이처럼 장애물을 피해야하는데, 이게 은근히 시점이 모호해서 짜증납니다. 정말 짜증나는 발판...

 후에 PS3와 엑박360으로만 나온 DLC 페르시아 왕자 에필로그(Epilogue)에서는 그런 짜증나는 플레이가 더 늘어났다고하더군요. 사실 스토리 연계성 때문에라도 좀 더 해보고 싶긴 한데, PC로는 안나왔으니 그래도 아쉽습니다...

 

 엔딩... 악당을 가두고 세상을 구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엘리카가 쓰러지고 난 뒤에도 꽤나 길게 이어지는 플레이... 그리고 의외의 암울한 결말(완전 암울하진 않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련을 예고하는 결말)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결론은... '낚새신, 알고보니 낚시'로 불리기도 하는 '어쌔신 크리드' 제작팀답게(UBIsoft Montreal, 몬트리올/캐나다 팀), 캐릭터나 화려한 동작, 던전 등이 인상적인 반면 너무 단순하고 반복적인 부분도 있어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빛의 근원(라이트 시드, Light Seed)를 찾으려고 반복해서 뛰어다니는게 단순한 반복이라도 의외로 중독성이 있습니다. '미러스 엣지'에서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 듯, 파쿠르(야마카시?)하는 듯한 재미도 있고요.

1인칭에서 아크로바틱 액션(파쿠르)를 구사한 미러스 에지

진정한 오픈월드라기엔 많이 부족하고, 반복적이라서 지루했다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보여줬던, 애씨신 크리드

 개인적으로는, 그냥 평범한 가정용 콘솔 게임기용 액션 게임이라면 이 정도면 충분한 듯...(어새신 크리드 때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 관련글
- 페르시아의 왕자(2008) 추가 복장으로 플레이하기
- 페르시아의 왕자 시리즈 총정리(2009년 5월 현재까지)
- 페르시아의 왕자 클래식 차세대 리메이크판과 고전 PC판 비교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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